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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인터뷰 - "인권은 보수·진보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마음백과사전 2025. 9. 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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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보수·진보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인터뷰

 

구아모 기자 2025.09.11.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안창호 위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인권은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모든 국가와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박성원 기자

 

“인권이 좌우(左右) 진영 어느 한쪽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어서도 안 된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인권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보편적 기준”이라며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틀 안에서 작동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인권위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수사 원칙 등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하라는 권고를 의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내란을 옹호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안 위원장은 “인권위 권고는 특정 인물·정파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적용받을 수 있는 인권 원칙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했다.

 

최근 취임 1년을 맞은 안 위원장은 “급속한 고령화, 기후변화,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발달로 인한 새로운 인권 문제가 급증하고 있어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권위는 오는 17일 정치권에서 찬반이 갈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안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인권 관련 쟁점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잇달아 열어 찬반 의견을 조율하는 데 인권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작년 인권위는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학교 규정은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10년 전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것을 뒤집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이다. 휴대전화는 학습권·교권 침해의 원인이 될 때가 많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게 맞겠다’고 논의해서 결정했다면, 지키도록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민주적으로 정한 규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강한’ 민주주의다. 이를 가지고 외부에서 인권침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부모들의 ‘자녀 교육권’이 엄연히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가 인권침해라며 교사의 권한, 부모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인권이 특정 진영의 가치가 아니라고 강조한 까닭은.

 

“인권은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모든 국가와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정 입장만을 강조하면서 이를 인권이라고 하면 그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인권위는 모두의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사회적 약속을 지켜가는 보루다. 인권위는 법과 원칙,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기준 삼는 조직이어야 한다.”

 

-지난 2월 인권위는 윤 전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를 의결해 논란이 일었는데.

 

“권력 행사는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헌법적 원칙에 입각한 권고였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물론 대검찰청,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 국방부 검찰단 등 5개 수사 기관 모두 ‘인권위의 권고를 존중한다’고 회신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해소해야 추가적인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8월 2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16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권위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이 민주당 반대로 부결됐다.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각에 비춰 인권 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부결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엔 정치적인 시각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가 (민주당과) 다르다는 이유로 선출안이 부결됐다고 본다.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위원회 내부 갈등이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내부 구성원 간 견해차로 위원회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점 등 비판에 충분히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듯, 인권위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11명의 인권위원이 모여 있다. 대통령·국회·대법원에서 각각 추천하다 보니 의견 차이가 생긴다.”

 

-인권위가 관심 갖는 새로운 의제는 뭔가.

 

“기후 위기와 AI 기술의 확산에 따른 인권 문제다. 폭염·미세 먼지 등 재난 상황에서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 정책 전반에 ‘기후 정의’ 원칙이 반영되어야 한다. AI도 마찬가지다. 딥페이크(deepfake) 영상 기반 성범죄, 채용·대출 차별 같은 문제는 이미 현실이 됐다.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약 260만명의 이주민 인권 문제도 중요하다. 노동 조건, 의료·교육 접근성 등과 관련한 개선이 필요하다.”

 

-안 위원장이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

 

“내 종교적 배경(기독교)이 나의 생각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다만 공직자는 헌법에 있는 정교(政敎) 분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인권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다만 성소수자 보호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권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 청소년 대상 성교육 등 문제에서 보호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대전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5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전지검장, 서울·광주고검장 등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재판관 퇴임 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자문위원장을 지냈고, 작년 9월 제10대 국가인권위원장에 취임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9/11/SB357PG42ZBNXFG7VNDETS4L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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